[아리샘 도쿄 출장 일기]
2008년 6월 6일


이 날은 도쿄 시내에 있는 기노쿠니아 서점에서 하루 종일 박혀 있었습니다.
신주쿠에 본점과 분점이 모두 함께 있더군요.

출장으로 해외에 나갈 때 서점에서 눈 여겨 봤던 것이,
그 나라에 대한 책이 참 많이 나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인문서의 성격으로 자신의 나라를 분석한 것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을 위해서 자신의 나라에 대해서 알게 하고 자긍심을 갖게 하려는 취지겠지요.
우리나라에도 어린이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우리나라에 대한 문화, 역사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와 있어요.

유럽의 서점에 가면,
여행코너에 자신의 나라에 대한 책들이 참 많이 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각 지방에 대한 소개도 많이 나와 있구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자신들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자기네 것에 대한 소중함을 간직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도쿄의 서점에서 여행코너에 가니,
그 때 가졌던 생각들을 그대로 가질 수 있더군요.


제가 간 곳은 '도쿄'였습니다.
여행코너에 '도쿄'와 관련한 책들이 이렇게 수두룩하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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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 사는 사람들이 도쿄에 대해서 이렇게 궁금하고 알고 싶은 것이 많을까요?
신주쿠 거리를 몰라서 이런 책을 사 보는 걸까요?
전 정말 모르기 때문에 독자들이 이런 여행책을 사 본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
 
다음에 도쿄에 가게 되면, 이런 여행책을 만드는 출판사를 꼭 방문하고 싶습니다.
왜 다른 나라, 혹은 다른 도시가 아닌 도쿄에 대한 책을 내고 이 책을 도쿄 시내 서점에서 판매하는지를
물어보고 싶습니다.


전에 다른 출판사에서 '서울여행'이라는 포토에세이를 낸 걸 봤습니다.
여기도 서울을 아끼는 회사구나.. 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판매결과는 잘 모르겠더군요.


한국에 돌아와서 서점(강남 영풍문고)에 가 봤습니다.
서점에 있는 여행코너에요.
서점에 오는 손님들의 동선을 따져 보았을 때,
국내 여행과 관련한 책들은 안 쪽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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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지에 대한 책들의 주제는
'사진찍기'와 '맛집'에 대한 것입니다.
여행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콘셉트를 이렇게 잡은 것이겠죠.
하지만,
좀 아쉬웠습니다.
'왜.. 이렇게 컨텐츠가 적지?' 란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우리나라 여행지에 대한 책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던 곳은
바로 '해외여행'에 대한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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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개인적으로는
조금이라도 젊을 때 여행을 많이 다녀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국내 여행이던 해외 여행이던 상관없습니다.
내가 속해 있는 곳을 떠나서 새로운 곳에 눈을 돌리고,
나가 속했던 곳과 다른 곳을 바라보고 다름과 차이, 비슷함을 배워보는 것이
인생의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에게 아픔을 준 나라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만행을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그냥 가서 막 따지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전, 예전에 일본인 친구와 독도얘기를 하다가 그만 싸워버린 적도 있습니다. ㅎㅎ
얼마 전 한 중국 출판사로부터는
저희가 작년에 출판한 <김홍신의 대발해>에 대해서 항의도 받았습니다.
그들의 골자는
왜 중국 정부에서 불편해하는 내용의 책을 냈느냐
하는 것입니다.
어이가 없어서 '다다다다'하며 되받아쳤습니다.
전 제가 중국 사람들에게 '발해와 고구려'가 엄연한 우리나라 역사라는 사실을 얘기하게 될 날이 올 줄 몰랐습니다.
이런 얘기는 정부나 역사학자, 아니면 이 작품을 쓰신 김홍신 작가가 할 것이라 생각했던 거죠.


하지만, 그런 과거때문에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항상 곱지 않게만 가질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역사가 있기에 현재의 우리가 있습니다.
현재의 우리가 있기에 미래의 우리도 있는 것입니다.
과거에 받았던 상처만을 생각하고 상처준 사람들을 규탄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에게 상처를 줬던 나라의 장점을 발견하고 존중해 줬을 때,
 '뭐야, 민족의 존엄성을 생각해야 할 이 시국에 걔네들을 찬양해? 매국노같으니.'란 소리를
출처를 알 수 없는 댓글을 통해서 받습니다. 가끔.

민족의 존엄성을 생각한다면 우리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그리고 다른 사람, 다른 나라와의 다름을 인정하고 보는 시야와 마음을 넓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아침,
마음이 많이 답답한 채로
출장 일기를 올립니다.


to be contined...


아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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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리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