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세이[아리샘]/그리움따윈 건너뛰겠습니다
2008/04/25 09:33
춘천에 가면 고슴도치섬이라 불리는 '위도(蝟島)'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미 많이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삶의 여유로움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고슴도치섬의 카페 예부룩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은 아마도 저 '고슴도치섬' 글씨의 필체가 낯익을 수도 있습니다.
소설가 이외수 씨의 글씨입니다~.
고슴도치 섬에 가면 예부룩이란 카페가 있습니다.
명함도 깔끔하니 예쁘지요?
예부룩 카페 지기님의 명함이랍니다.
글을 참 잘 쓰십니다. 알고보니 '재야' 시인이더군요.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같은 그의 엽서를 보면서 나는 또 목젖까지 찰랑찰랑 차오르는 쓸쓸함에 대하여 생각했다.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나는 묻지 않았다. 세상의 중심을 자신에게로 이끌어올 줄 아는 그가 나는 부럽다.이것은 판화가 정현우씨의 그림-음악 에세이에 추천의 글로 써준 문구입니다.
정현우 화가와 이상문 사장님 & 친구 세 분이서
고슴도치섬에서 버려져 있던 건물을 뚝딱뚝딱해서 지금의 "예부룩" 카페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카페 예부룩 카페에 들어서면, 시원하게 배치한 창문을 통해
'peace'를 보게 합니다.
뚝딱뚝딱 만든 흔적입니다.
천장에 회칠한 것 같아 보이는 가운데의 것이 무엇일까요?
타일?
No~. 책입니다. 책 한장 한장 뜯어서 천장을 도배한 것이죠.
'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어요?'라 여쭈니,
'돈 없으면, 이렇게 하게 돼요. 하하하!' 하시더군요. ㅎㅎ
카페 전체적으로 책이 한가득 있었고, 한켠에는 공부(?)를 하시는지 덩그러니 책상이 하나 있습니다.
우선, 카페 내부를 전반적으로 쭈욱 보겠습니다~.
오후시간에도 느낌이 좋았는데, 저녁 노을이 뉘엿뉘엿 질 때 되어 가면 정말 너무 좋을 것 같더군요.
제일 마음에 들었던 주전자.
수차례 용접을 한 듯한 모습을 가졌지만, 그렇게 정감있을 수가 없더군요.
카페 구석구석에 정현우 씨의 그림이 걸려 있습니다.
예부룩 카페에 간 이유는
4월 25일부터 있을 정현우 작가의 그림전 및 출판기념회 때문이었습니다.
현장의 모습이 어떤지, 우리가 무엇을 하면 좋을지 등을 보기 위해서 갔죠.
(가서- 예부룩에 반해 정신이 없긴 했지만. ^^)
카페 예부룩에 있으니,
문화와 관련된 분들이
그냥~ 자연스럽게 오시더군요.
이 곳이 그분들의 아지트인가 봅니다.
곳곳에 있는 책들과 멋진 음악 선곡이 고슴도치섬의 호반과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계속 했습니다.
이 곳에 있으면서, 작가님들이 그러더군요.
춘천은 자연이다. 그래서- 다르게 뭔가를 꾸며서 놀아야겠다는 생각을 잘 하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어쩌면- 먹고 사는 것만 해결된다면(필수 전제겠지만..) 춘천만큼 살기 좋은 곳이 없는 것 같다.
이곳에 영원히 살고 싶다.
이 곳에 앉아 수평선으로 보이는 호수와 나무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 속에 있는 찌꺼기들,, 혹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나 사랑따위?
그런 것들은 얼마든지 가볍게 건너뛸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 작품의 제목인
'그리움따윈 건너 뛰겠습니다'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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